법흥사 주지 삼보스님, 월정사에 30억 쾌척…"장학금 써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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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흥사 주지 삼보스님, 월정사에 30억 쾌척…"장학금 써달라"
  • 박상규
  • 승인 2020.05.17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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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참전했다 지뢰 밟아 큰 부상…50년간 모은 상이연금 등 사재 기부
월정사 측 "굉장히 근검절약하는 스님"…'탄허장학회' 세워 장학기금 운용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몸을 다쳤던 고승(高僧)이 50년간 모은 상이연금 등 사재 30억원을 후학양성을 위해 내놨다. 17일 불교계에 따르면 강원 영월군에 있는 법흥사 주지 삼보스님은 전날 교구 본사 월정사에서 열린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재'에서 주지 정념스님에게 30억원을 기부하는 증서를 전달했다.[사진=월정사 제공]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몸을 다쳤던 고승(高僧)이 50년간 모은 상이연금 등 사재 30억원을 후학양성을 위해 내놨다. 17일 불교계에 따르면 강원 영월군에 있는 법흥사 주지 삼보스님은 전날 교구 본사 월정사에서 열린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재'에서 주지 정념스님에게 30억원을 기부하는 증서를 전달했다.[사진=월정사 제공]

[뉴스레몬=박상규 기자]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몸을 다쳤던 고승(高僧)이 50년간 모은 상이연금 등 사재 30억원을 후학양성을 위해 내놨다.

불교계에서 스님 한 명이 평생을 모은 재산을 기부금으로 내놓기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17일 불교계에 따르면 강원 영월군에 있는 법흥사 주지 삼보스님은 전날 교구 본사 월정사에서 열린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재'에서 주지 정념스님에게 30억원을 기부하는 증서를 전달했다.

 삼보스님은 1970년 베트남 전쟁 당시 해병대원으로 참전했다. 그는 전쟁터에서 6개월가량 됐을 때 지뢰를 밟았다 뒤꿈치를 크게 다쳤다.

군병원으로 후송된 그는 1년가량을 치료받은 뒤 전역했다. 참전 때 얻은 부상 때문에 여전히 걸을 때마다 불편함을 겪는다.

그가 기부한 30억원 중 많은 돈은 50년간 매달 받은 상이연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은 것이다.

올해로 법랍 55세인 삼보스님은 16세 때 월정사에서 탄허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중학교 때 절에 가방을 들고 공부하러 갔다가 눌러앉게 됐다고 한다.

그간 월정사와 정암사 등 여러 사찰에서 안거(安居)를 성안했다. 동국대 재단 이사를 지냈고, 1988년부터 9년간, 또 2013년부터 현재까지 월정사 말사인 법흥사 주지 소임을 맡고 있다.

삼보스님은 이날 연합뉴스 전화통화에서 "은사스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인재양성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돈이 어느 정도 모였다고 생각해 기부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공부는 하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어려워 공부를 하지 못하는 친구들을 위해 기부금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삼보스님 은사인 탄허(呑虛·1913~1983)스님은 한국 불교의 최고 학승으로 꼽힌다. 독립운동가 집안에서 태어난 스님은 어려서 유학을 공부했고, 유불선(儒佛仙) 사상에 통달했다. 승가교육과 인재양성에 헌신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신화엄경합론(新華嚴經合論) 등 경전 현토(懸吐·한문에 토는 다는 일), 역해(譯解) 작업에 온 힘을 쏟기도 했다.

삼보스님의 기부금은 월정사가 세울 '탄허장학회'가 운용한다. 삼보스님은 장학회 운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내가 돈 줬다고 관여하게 되면 오히려 업무가 위축된다. 장학회 일은 모두 맡기고, 어떤 일도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월정사는 삼보스님의 기부를 두고 크게 놀랐다고 한다. 기부 규모도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스님 기부가 조용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월정사 관계자는 "삼보스님은 굉장히 근검절약을 하며 사신 분으로 알고 있다"며 "한 개인이 낸 기부금으로는 최대 액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 이렇게 마음을 내주신 것은 정말로 뜻깊은 일"이라며 "이제 이 기부금으로 재단을 만들어 적절하게 사용해야 하는 몫이 우리에게 남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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